테슬라 미국 중국산 전기차 관세에 태국으로?

미국 바이든 행정부는 5월 14일(현지시각)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관세를 기존 25%에서 100%로 무려4배나 인상하겠다는 정책을 발표했습니다. 미국은

중국산 전기차뿐만 아니라, 전기차용 리튬이온 배터리에 대한 관세도 7.5%에서 25%로 대폭 올리기로 했습니다. 미국 정부가 중국산 전기차에 대해 관세

폭탄을 던진 주요 원인은 저렴한 중국산 전기차의 공세가 자국 자동차 산업을 해칠 수 있다는 염려라고 평가됩니다.

중국산 전기차의 미국 수출이 미국 정부의 강경한 무역 조치로 인해 어려워지게 된 것은 어쩌면 예견된 일이었을 것입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Tesla)

CEO는 올해 1월 실적 발표에서 “무역 장벽이 마련되지 않으면 중국 제조사들이 전 세계 대부분의 타 자동차 회사들을 거의 무너뜨릴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미국의 막대한 관세 인상으로 상하이 기가팩토리에서 생산된 전기차를 미국으로 수출해온 테슬라도 사업 전략 수정이 필요하게

됐습니다. 그런데 테슬라는 이미 중국산 차량에 대한 관세를 피하면서 신규 해외 시장에서의 성장도 꾀할 수 있는 방안을 찾은 것으로 보입니다.

테슬라가 최근 동남아시아 자동차 허브로 부상 중인 태국으로 눈길을 돌렸다고 알려졌기 때문입니다.

차량 제조사가 태국에서 전기차를 생산하면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관세를 인상하기로 한 미국과 향후 중국산 전기차에 징벌적 관세를 도입할 가능성이

있는 유럽연합의 대응에서도 자유로울 수 있게 됩니다.

매년 차량 약 250만대가 생산되는 태국은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최대 규모의 차량 생산 및 수출국입니다. 이미 일본·미국·독일의 유력 차량 제조사들이

태국에 현지 본사를 운영 중입니다.

태국 정부는 친환경 모빌리티 부문의 성장을 희망하고 있으며, 2030년까지 전체 차량 생산량의 최대 30%를 전기차가 차지하게 만들겠다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태국 정부는 전기차 산업 육성과 해외 기업 투자 유치를 위해 보조금과 세제 혜택을 제공합니다.

전기차 제조사 비야디(BYD) 같은 중국 기업들은 본격적으로 태국에서의 전기차 생산 준비에 돌입했으며, 일본의 혼다와 토요타 같은 전통 차량

제조사도 전기차 생산을 위한 대대적인 투자를 단행했습니다.

테슬라 역시 태국에서 전기차 생산을 추진 중이라는 언론 보도가 올해 초부터 발생해 왔습니다. 올해 3월 로이터 통신은 테슬라가 태국에 전기차

생산에 관련된 공장을 설립하기 위해 현지 정부와 협상 중이라는 정부 관계자의 제보를 보도했습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테슬라는 태국에

전기차와 배터리를 생산 가능한 공장을 마련하고자 합니다. 테슬라는 지난해 말 태국을 방문해 공장 건설 지역을 물색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근 다른 매체도 테슬라의 태국 공장 건설 가능성에 대한 심층적인 보도를 내놓았습니다. 미국 CNBC 방송은 5월 12일(현지시각) 테슬라와 같은

전기차 제조사가 앞으로 전기차 수출 관세가 높아질 중국 대신 태국에서 성장 기회를 얻을 것이라는 기사를 보도했습니다.

매체는 테슬라가 태국 공장 설립을 통해 현지에서 전기차 판매량을 확보하면 유럽과 미국 시장에 대한 과도한 의존도를 낮추게 될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또한 CNBC 방송은 테슬라가 숙련된 인력을 보유한 태국에 공장을 설립할 경우 중국에 대한 의존도 또한 줄일 수 있다는 견해도

제시했습니다. 테슬라는 태국 공장을 통해 아시아 시장에 전기차를 공급할 수 있을 것이며, 중국에서의 신속한 성장을 재현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됩니다.

경제 전문가들도 테슬라의 태국 공장 설립 효과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크레이그 어윈 로스캐피털 테슬라 담당 애널리스트는 “태국은

중국처럼 저렴한 비용에 차량 생산이 가능하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세스 골드스타인 모닝스타 주식 전략가는 “태국에서 생산된 차량이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보조금 혜택을 받을 가능성은 없지만, 이 차량들이 미국에서 중국 제조 차량에 부과될 높은 관세에 영향을 받을

가능성은 낮다”라고 평했습니다.

테슬라의 태국 공장 건설은 현지 판매량 촉진에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테슬라는 2022년 12월 태국 시장에 ‘모델3’와 ‘모델Y’를 출시했지만,

지난해 현지 전기차 판매량 1위인 비야디(BYD)와의 경쟁에 밀리면서 큰 성과를 내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테슬라의 모델 3는 타 국가보다

태국에서 저렴하게 판매되고 있는데, 일부 모델의 가격 인하만으로 비야디와 같은 저가형 전기차 모델을 고루 갖춘 기업들과 경쟁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테슬라는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속에 전기차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태국에서의 전기차 생산을 통해 현지 시장

장악력을 높이는 데에도 주력해야 할 것입니다.